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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회장은 "석조물을 아침 해 뜰 때, 눈이나 비가 올 때 보면 느낌이 아주 좋았다"며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석조물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우리옛돌박물관'을 개관했다"고 말했다. 뉴스1트래블 © News1 조용식 기자 |
"우리나라 석조물은 아침 해 뜰 때 이미지가 인상적입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릴 때 자연 속의 석조물은 제각각의 모습으로 비치는 신비로움까지 느껴집니다. 이런 석조물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우리옛돌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죠."
40여 년에 걸쳐 수집한 1200여 점의 석조유물을 성북동에 '우리옛돌박물관'을 개관한 천신일(72) 우리옛돌문화재단 이사장. 그는 "옛 돌조각 속에 담긴 수복강녕과 길상의 기원이 담긴 '우리옛돌박물관'을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새로운 명소로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조물에는 다양한 의미의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 무명장수와 다산의 상징인 거북이와 창조 번영의 연꽃, 그리고 성스러움과 풍요로움의 구름과 길상과 행운을 나타내는 양 등 34종류의 상징무늬가 석조물 곳곳에 수놓아져 있다.
천 이사장은 "석조물마다 상징무늬가 있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에게 상징무늬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부적처럼 지닐 수 있는 미니어처를 만들어 기념품 판매도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환수한 70점의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앞으로도 계속 되찾아야
1200여 점의 석조물 중 천신일 회장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2001년 일본에서 환수해온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이다. 박물관 1층에 있는 '환수유물관'에는 환수해온 조선 시대 문인석 70점 중의 47점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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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일본에서 환수해온 70점의 문관석 중 47점이 전시된 환수유물관의 문관석. 양옆으로 문관석이 세워져 있어 중앙을 오가며 왕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 News1 조용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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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회장은 "서울 시내 최고의 명당에 자리 잡은 우리옛돌박물관의 스토리텔링을 잘 개발해 외국 관광객이 찾아오고 싶은 관광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조용식 기자 |
문인석은 장군석, 석수와 함께 능묘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조각이다. 천 년간 한결같이 능묘를 지켜온 문인석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다수가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 천신일 회장은 "민족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싶다"며 해외로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힘을 쏟았다.
"1978년 우연히 인사동 단골 골동품 가게를 지나가는데, 주인이 석조유물을 일본인에게 파는 것을 목격했어요. 그래서 '왜 우리나라 문화재를 일본에 파느냐?'고 물었더니, '돈을 많이 준다'는 거예요. 일본인에게 흥정한 가격이 당시 돈으로 1억7500만 원이었는데, 1억5000만 원에 흥정해 모두 샀어요."
천 회장이 집으로 들여온 석조물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의 석조물이 좋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일본을 오가며 조상들의 숨결이 묻어있는 석물들을 구해 국내로 들여오게 된다. 천 회장은 일본에서 구매한 석조물을 국내로 가져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운반'이었다고 회상한다.
석조물의 가장 취약한 목이 부러지지 않게 스펀지를 대고 이중으로 비닐을 감싼 후, 석조물 하나하나를 나무 상자에 포장했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 박물관까지 석조물을 옮기기 위해 수많은 기증기와 인력이 동원되는 어려움을 경험한 것이다.
배용준 집에 돌 벅수 10점 결혼 선물로...배용준을 만날 기회도 있을까?
"우리옛돌박물관 개관 전 영화배우 배용준 씨가 찾아왔어요. 우리의 석조물에 많은 관심이 있있더라구요. 마침 결혼을 한다기에 기념으로 돌 벅수(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장승을 부르는 이름) 10점을 선물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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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에게 소원을 빈 후 소원이 적힌 종이를 '소원의 벽'에 꽂아 두면 동자가 시동이 되어 소원을 들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 News1 조용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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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지킴이 역할을 했던 돌 벅수는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장승을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이웃 주민인 배우 배용준에게 10점의 돌 벅수를 결혼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 News1 조용식 기자 |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과 해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석조물에 관심이 많은 배용준이기에 기분 좋게 선물을 했다. 마침 성북동 배용준 씨 집에서 우리옛돌박물관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앞으로 우리옛돌박물관에서 배용준을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천 회장은 "어느 날 지관이 찾아와 우리옛돌박물관 자리가 '서울 시내 최고의 명당 자리'라며 위에 올라가서 보면 '좌청룡, 우백호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이곳에서 일하던 사람이 시험에 합격하고, 중앙부처 요직으로 발탁됐다"고 여담을 들려준다. 수복강녕과 길상의 기원을 담은 '우리옛돌박물관'의 기운이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도 전달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천신일 회장은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과 함께 외국 관광객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관광명소가 되길 희망한다"며 "'우리옛돌박물관'이 학술적 교류의 장, 신진작가의 전시공간 그리고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가 열리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보기 http://news1.kr/articles/?2515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