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우리옛돌문화재단 이사장이 11월 11일 성북구 옛돌박물관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정용인 기자
서로 결정 책임 떠넘기는 서울시·성북구
천 이사장은 2002년 대선 후보였던 MB의 후원회장이었다. 당시 대선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천 이사장의 ‘옛돌수집 사업’이 활용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2010년 <주간동아>의 보도 내용이다. “고가의 석물은 당사자만 정확한 거래가격을 알 수 있고, 국세청에 과세 근거도 남지 않아 탈세뿐 아니라 자금세탁에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천 회장의 돌 사업과 관련해 매매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정황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다가 노무현 대통령 자살사건의 여파로 유야무야된 적도 있다.”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안건으로 올라왔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경승문화재로 지정된 북악산 지역에 건물을 짓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비유적으로 말해 그린벨트에 개인이 집 하나 증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전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위원의 말이다. 그가 비상식적 결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난해 8월 박물관 증축을 가능하게 한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이다. 성북구와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관한 <주간경향>의 질문에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북악산 자체가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공원이다. 구청 단위에서 큰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우리가 단독적으로 결정한 것은 없고, 시에서 결정한 사항을 도와줬다고 해석하면 맞을 것 같다.”(성북구 공원녹지과 관계자) “입안권자는 성북구청장이다. 관련 기관, 부서, 주민, 시에서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구청장에게 관리를 위임한 사안이다. 정치적인 논란은 잘 모른다. 공무원은 절차만 지켜졌는지 따질 뿐이다.”(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장)
익명을 요청한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가치가 있는 돌들을 잘 모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물 출처나 구입경위는 불분명하다. 자연훼손 논란도 명쾌하게 정리된 것이 아니다. 비자금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옛돌박물관 측은 건립과정에서 환경훼손과 특혜의혹과 관련해 “입사하기 전의 일이라 알 수 없고, 특혜논란 등에 관해서는 이사장님이 아시는 부분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시된 석상 등의 입수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에는 “사립박물관에서 구입경위를 공개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동자석 등은 불교조각과 달리 연구가 안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 연대 표기 등은 앞으로 연구해서 업데이트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기사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511161523341&pt=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