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돌조각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삶의 가치와 민족의 염원이 담겼다. 옛 돌조각을 단지 사찰의 장식이나 묘제석물로만 여기던 전통적인 시선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선인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을 현재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긴 세월 우리 땅에 있던 돌과 사람의 이야기가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진다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우리옛돌박물관은 국내·외로 흩어져 있던 한국석조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문화재를 전시한 환수유물관부터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 석탑, 불상 등 다양한 돌조각이 전시돼 있다. 석조유물뿐 아니라 규방문화의 결정체인 전통 자수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의 회화 작품도 함께 전시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우리옛돌박물관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야외 정원에는 사계절 내내 다르게 피는 야생화 100여종을 심어 서울에서 흔히 보기 힘든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라일락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다양한 과일나무 등 아름다운 정원 투어가 가능하다. 옥상 정원은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가 일품이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관람객들을 위한 야간 개관과 영화 상영, 연극 공연, 음악회 등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미나, 국제 행사, 창립기념회, 결혼식 등 문화가 숨쉬는 장소를 원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장소 대관도 진행하고 있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장군석과 석등은 2019년 일본의 오자와 테리유키 부부가 기증한 것으로 오자와의 외조부인 요시이에 게이조가 1927년 일본 경매를 통해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한국으로 이 유물들을 돌려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 오자와는 다양한 경로로 기증할 만한 박물관을 찾던 중 우리옛돌박물관을 알게 됐고, 부인과 함께 몰래 한국을 방문해 박물관에 전시된 석조유물을 둘러본 뒤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우리옛돌박물관이라면 자신의 소장품을 믿고 맡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기증한 장군석은 조선 초기의 장군석으로 크기가 아주 크고 조각도 세밀한 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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