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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211112]어서오시게, 성북동에 가면 돌조각이 말을 거네

작성자 : 우리옛돌박물관 | 작성일 : 21-11-12 11:42 | 조회수 : 11,033

어서오시게, 성북동에 가면 돌조각이 말을 거네 [Weekend 레저]

옛 돌조각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삶의 가치와 민족의 염원이 담겼다. 옛 돌조각을 단지 사찰의 장식이나 묘제석물로만 여기던 전통적인 시선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선인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을 현재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긴 세월 우리 땅에 있던 돌과 사람의 이야기가 간접적으로나마 전해진다

어서오시게, 성북동에 가면 돌조각이 말을 거네 [Weekend 레저]어서오시게, 성북동에 가면 돌조각이 말을 거네 [Weekend 레저]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우리옛돌박물관은 국내·외로 흩어져 있던 한국석조유물을 한자리에 모아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문화재를 전시한 환수유물관부터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 석탑, 불상 등 다양한 돌조각이 전시돼 있다. 석조유물뿐 아니라 규방문화의 결정체인 전통 자수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의 회화 작품도 함께 전시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우리옛돌박물관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천신일 우리옛돌문화재단 이사장은 20여년 가까이 모은 2000여점의 석조유물을 한데 모아 지난 2000년 경기 용인에 세중옛돌박물관을 열어 15년간 운영했다. 하지만 용인보다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에 석조유물 박물관을 건립하기로 마음 먹었다. 국민들이 석조유물을 보다 가까이서 자주 보고 감상해야 그 가치와 중요성을 느끼고 문화재 보전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성북동 사유지 1만8150㎡(약 5500평)에 우리옛돌박물관을 열었다.

우리옛돌박물관의 건물은 건평 3300㎡에 옥상까지 4층으로 구성돼 있고 1만4850㎡의 야외전시관도 함께 조성돼 있다. 전시관은 1층 환수유물관과 석등관, 2층 동자관, 벅수관, 자수관, 3층 근현대 회화를 전시한 기획전시관, 야외의 무병장수의 길, 돌의 정원으로 구성됐다. 석조유물 1250점과 자수 250점, 한국 근현대 회화 100여점을 함께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야외전시관에는 야생화 100여종과 다양한 수목을 심어 계절별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접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천 이사장은 이중 환수유물관과 야외전시장의 장군석, 석등은 관람객들이 반드시 봐야할 장소로 추천했다. 환수유물관의 유물은 2000년 일본 나고야 미에현에 사는 구사카 마모루라는 수집가가 한국의 석조유물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오랜 시간 설득해 우여곡절 끝에 되찾아왔다고 한다. 그가 보유한 70점의 석조유물 중 16점은 값을 치르고 매입했고, 54점은 기증을 받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 지난 2001년에는 이같은 성과를 기념하는 행사를 일본과 국내에서 각각 열었다. 당시 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과 이수성 한국민속박물관회장, 김종규 박물관협회장 등이 참석한 문화재 환수 행사는 일본 NHK 방송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70여점 중 일부는 국립민속박물관과 이화여대박물관에 기증했고, 현재 환수유물관에 47점을 전시중이다. 천 이사장은 "원래 1쌍으로 제작된 문인석이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팔리거나 밀반출된 이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짝을 잃어버린 것도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며 "환수유물관은 다시 찾아온 유물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야외 정원에는 사계절 내내 다르게 피는 야생화 100여종을 심어 서울에서 흔히 보기 힘든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라일락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다양한 과일나무 등 아름다운 정원 투어가 가능하다. 옥상 정원은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가 일품이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관람객들을 위한 야간 개관과 영화 상영, 연극 공연, 음악회 등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미나, 국제 행사, 창립기념회, 결혼식 등 문화가 숨쉬는 장소를 원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장소 대관도 진행하고 있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장군석과 석등은 2019년 일본의 오자와 테리유키 부부가 기증한 것으로 오자와의 외조부인 요시이에 게이조가 1927년 일본 경매를 통해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한국으로 이 유물들을 돌려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 오자와는 다양한 경로로 기증할 만한 박물관을 찾던 중 우리옛돌박물관을 알게 됐고, 부인과 함께 몰래 한국을 방문해 박물관에 전시된 석조유물을 둘러본 뒤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우리옛돌박물관이라면 자신의 소장품을 믿고 맡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가 기증한 장군석은  조선 초기의 장군석으로 크기가 아주 크고 조각도 세밀한 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원문보기: https://www.fnnews.com/news/202111111646278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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